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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의 놀라움

듣기 2006. 5. 18. 00:28
음악을 찾는다는 것

어떤 곡에 한번 삘이 꽂히면 몇년이 지나도 결코 그 선율과 느낌이 잊혀지지 않아 언젠가는 찾게 되더라. '회상'은 불가능해도 '재인'은 가능해서 누군가에게 흥얼대며 들려주진 못하더라도 언제 어디서건 들려오기만 한다면, 그 후 남은 것은 쪼르르 달려가서 이 곡이 무슨 곡인가요? 물을 수 있는 환경이 되냐 안되냐일 뿐, 내 경우엔.


이렇게 찾은 곡이 세 곡. 아직 못찾은 곡이 세 곡.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때였나, 스키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며 BGM으로 깔린 곡에 거품을 물었는데, 그당시는 네이버고 인터넷이고 턱없이 정보검색 인프라가 부족하던 때여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더랬다. 몇년 지난 후 몬트리올 다운타운의 한 펍에서 치킨윙을 뜯으며 맥주를 마시다가 문득 들려오는 곡이 바로 그 곡이어서 서빙보던 아가씨에게 물어봐서 알아냈다. tears for fears 의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

두번째 곡도 공교롭게도 몬트리올에 있을 때 찾게 되었는데, 어디서 들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곡을 아 정말 좋았지, 막연하게 가슴에 품고있다가 포켓볼을 치면서 들려오는 곡이 이것인지라 또다시 바로 달려가 직원에게 물어봐서 알아냈다. del amitry의 roll to me.

세번째 곡은 친구랑 호프집에서 술을 먹으며 듣게 되었는데, 물어보러 갈 순간을 놓쳐버렸었으나 1년쯤 후였나, 역시 술먹고 한밤중에 택시타고 집에 가면서 라디오로 듣게 되어 주파수를 외워뒀다가 다음날 그 라디오프로를 검색해서 알아냈다. 박화요비의 그런일은. 유명한 곡이던데 워낙 가요랑 안친해놔서 난 처음 들었었다.


못찾은 곡들은 아래와 같은데,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걱정은 되지만 10년 내엔 위의 세 곡처럼 어떻게 되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본다.

1.토와테이가 도쿄에서 디제잉하던 곡의 원곡. -_- 부분 동영상으로만 돌고 있는데, 홍대 클럽쪽 디제이들에게 물어봐도 글쎄요이고, 다음의 토와테이 까페에 가보아도 '저도 모르겠어요 아시는분?' 이란 물음만 가득하고.

2.amy 라는 영화에 나왔던 곡. 냅스터가 한창일 때 검색했더니 chasing amy 만 떠서 이건가 하고 덥썩 다운받아 틀어봤더니 영화 중간의 dialogue를 녹음해둔 것이었는데, 스타워즈가 언급되어서 호기심 발동으로 결국 비됴테잎까지 사버렸다. 케빈 스미스 감독에 벤 애플릭이 레즈비언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는 등등의 내용이었는데, 당시 헤어진 남자친구와의 일도 생각나고 해서 펑펑 울어버렸다는. 우연 만세! 정작 amy라는 영화는 여자애 아버지가 락커인데 뭔가 충격으로 여자애가 말을 못하게되고 어쩌고...

3.회사앞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다가 mtv 같은데서 슬쩍 나온 곡이었는데, boy 라는 제목이었던 것 같았으나 다시는 찾을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얼터 or 브릿팝 같았다는 느낌만 남아버렸음.
Posted by skywalkr

물의 유희

듣기 2006. 5. 15. 13:49
뒷자리 사람이 감기에 걸렸는지 계속 코를 풀고 킁킁거려서
나까지 몸이 으슬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뭣보다도 시끄러워서
그냥 컴터실로 내려오고 말았다.

여기오면 딴짓을 많이 하게 되서 오늘은 위에서 주욱 복습만 하려했는데...쩝
골머리 썩고있는 회계 4회독째...숫자적 감각이 부족한 지 헤매고 있는 부분은 여전히 오리무중.

뭐라도 듣는 척을 해야 안쫓겨나기때문에
동영상 강의 정지화면으로 띄워놓고 음악 들으면서 공부 중이다.

네이버 블로그 중 클래식 전문 엄청난 블로그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영혼의 안식을 찾는다고 하면 너무 거창하려나.

브람스를 듣다가 그 무거움(?)에 견디지 못하고 결국 라벨로 회귀했다.
바흐를 들으면 하나하나 짜맞춰지는 균형과 조화, 차분함에 안정되는 기분이고
라벨이나 드뷔시를 들으면 물흐르는듯한 자연스러운 흐름에 편안해진다.
모짤트나 베토벤, 쇼팽, 브람스 등은 나와는 아직은 맞지 않다.
좀 더 성숙하고 마음과 귀가 열리면 가능하려나.

'물의 유희'를 듣고 있자니 정말 '물'이라는 존재감이 확 끼쳐온다.
짜여진 박자, 조성 등과는 동떨어져서 악보를 보게된다면 읽기조차 어렵겠지만
어쩜 이렇게 '음'으로 무언가의 존재를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는 걸까.

살면서 느끼는 크고 작은 감동과 느낌들은 개개의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이 중에는 그것을 표현해내고자 하는 욕구는 가졌으되 그만한 재능은 갖추지 못하여
갑갑해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나를 포함하여....

글이나 음악, 그림 등으로 느낌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예술가들은
전생에 많은 덕을 쌓았음이 분명하다.

 
 
<출처 : http://blog.naver.com/clef88/150004020861 >
(자주가는 블로그에서는 이웃공개 게시물이라...)
Posted by skywalkr

배철수의 음악캠프

듣기 2006. 5. 5. 20:38
FM 은 내친구.

고등학교 시절엔 귓구멍에 항상 이어폰을 꽂고앉아 음악을 듣거나 라디오를 들었다. 배철수 - 고소영/이승연/박소현..등 - 신해철 - 정은임으로 주욱 이어지며 펼쳐지는 음악과 사연 속에 나도 하나가 되고...쿨럭

해철님도 사라지고 정은임씨도 배유정씨에게 자릴 빼앗겨 정은임 최고팬이던 난 정은임을 복귀시키자는 모임에 가입하여 결과적으로 보면 별 활동은 안했지만 여하튼 울분을 토하긴 했다. 재작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을 때의 충격은 한두사람이 받았던 것이 아닐테니 일단 접고...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시간대가 자주 바뀌는 난점이 있긴해도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다행이다. 문제는 대학 입학 후 지금까지 10여년간 제대로 청취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지만. 학교땐 놀고 공부하느라, 직장생활 땐 저녁시간과 맞물려서, 지금은 공부(-_-)해야해서 결국 어딘가 놀러갔다올 때 어스름한 고속도로에서 배철수 듣자~ 하며 몇 번 들었던 것이 다이다.

좋아하지만 스스로 줄기차게 지키지 못하고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안도하다 어느 순간 사라지는 아픔을 혹 겪게 되지 않을까 불안하다. 키노가 폐간되었을 때나 멀고 시설이 낙후되었다는 이유로 잘 찾지 않던 코아아트홀, 씨네코아의 폐관소식을 들었을 때의 슬픔.

배철수는 설마! 이겠지만 그래도 혹 내가 '들을 수 있게' 되기 전에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언제든 들을 수는 있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못' 들어온 전철을 밟지 않아야지.

근데 그래도 지금은 진짜 안된다.
Posted by skywalkr
매년 그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올해 엄청난 피아니스트들의 내한이 줄지어 있다는 거다.

기획되는 공연의 질과 양이 예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의 엄청남으로 인하여 정작 돈없는 예술러버들은 손가락만 빨고 있고

돼지같은 인간들만 샤랄라 돈뿌리며 허영을 채우는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을까 살짝 걱정.

작년말이었나, 베를린 필이 왔을 때 가장 비싼 좌석은 45만원이었다. 갓댐!

제일 싼 좌석은 10만원이 좀 안되었던 것 같은데, 회사 다닐때였음에도 불구하고

곧 그만둘 것이란 징징거림으로 아빠에게서 그 돈 받아 예매하려고 했으나 이미 매진....

친구들이 보자고 할 때 진작 오케이하는것이었는데.

올해는 고시생의 신분으로 변신한 고로 돈도, 시간도 없어서 딱 하나만 예매해뒀다.

보리스 에이프만 패키지에 군침이 뚝뚝이었지만 시험 한달전에 세 개 다 볼 순 없기에 '차이코프스키' 하나만.

두 장 예매했지만----한 장은 환불해얄 듯. 이렇게 될 줄 30% 정도 몰랐으니까.

친구들은 부닌이 오네 어쩌네 하고 있다. 이럴때면 괜히 공부 시작했나 슬퍼지기도...

키신이 와서 인기몰이 하고 간 건 기사봤다. 오늘은 아쉬케나지가 내한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어째 점점 오르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엔 VIP 석이어도 15만원선에서 끝났던 것 같은데.

몬트리올에 있을때 place des arts 에서 기라성같은 분들의 공연이 많이 있었다.

학생들에겐 학생증 제시시 무지막지 할인 해줘서 정말 싼 가격에 좋은 자리에서

말그대로 감동의 눈물 흘리며 감상하곤 했었는데.


또 내한들 하실거고 돈 많이 벌어 직접 나가서 감상하면 되지! 란 희망으로 오늘 투정은 여기까지.

문득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작년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 사진이 나온다.

아아 그립다...ㅠ.ㅠ 밥먹듯 찾아가서 데굴거리던 곳을 이젠 이렇게 사진으로만 접하고 그리워해야하다니.




사진출처 : http://cafe.naver.com/sabjilee/462


Posted by skyw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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