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방송' 이라는 난데없는 채널에서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괜찮은 프로그램을 종종 방영해주더라. 관악유선에서 디스커버리와 히스토리 채널을 갑자기 유료화하는 바람에 그쪽으로 볼만한 것이 줄어들어 가치가 더 상승했다.

집중호우로 인해 공중파와 케이블에서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꽤 보여줬지만 제일 재밌었던 건 국회방송에서의 'global dimming'. 지구온난화는 워낙 널리 알려진 위험이기에 누가 들어도 '응, 응' 하겠지만 지구어둠화? 지구암흑화? --a 하여튼 글로벌 디밍은 모두에게 생소하지 않나 싶다.

공해물질 배출로 인해 대기권에 자연적인 물방울보다 작은 크기의 물방울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이들은 큰 물방울보다 햇빛을 많이 반사한다고 한다. 최근 계속된 사하라 사막 북쪽지방의 끔찍한 가뭄과 기근은 무절제한 목축 등을 원인으로 꼽았으나 지금은 글로벌 디밍 현상으로 인해 충분한 열을 전달받지 못해 비구름 생성이 되지 않아 발생한 것임이 밝혀졌다고. 선진국의 공해물질이 이루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정도 기온변화에 영향을 주냐면, 911 테러 이후 3일간 미국내 민간 항공기 운행이 전면 금지되었을 때 평균기온이 1도나 상승했을 정도.

더 큰 문제는 글로벌 디밍이 글로벌 워밍을 막고 있다는 거다. 온난화 현상이 실은 훨씬 심각하게 진행되었어야 하는데 공해 덕분에 늦춰지고 있었던 셈. 2004년쯤 유럽에 닥쳤던 엄청난 폭염은 서유럽에서 공해물질 배출을 그간 많이 줄여왔기 때문에 디밍이 사라지고 대신 워밍이 직격탄이 되어 날아온 것이었다. 온난화를 막자고 공해를 줄이지 않으면 건강 및 환경에 치명적인 위해가 가해지는 셈이고 그렇다고 공해를 줄이면 온난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그린랜드 다 녹고 해수면 급격 상승, 기온 높아지고 이곳저곳의 사막화 진행....아마존 우림은 바싹 말라버려 산불이 날 확률 높아지고, 산소 감소에 이산화탄소 증가, 온난화 가속!

한마디로 꼼짝달싹할 수 없는 늪에 빠진 거다. 해결책은? 그 프로에서는 그저 '인류는 현명하게 해결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로 결론지었지만, 제트운이 3일간 사라졌다고 1도씩이나 올라버리는 이 판국에 딱히 방법이 있을려나 싶기도 하다. 이미 어이없는 집중호우로 우리도 넋이 나갈 정도잖아.

가이아는 이렇게 저렇게 환경을 망쳐온 인류를 몰아내고자 맘먹은 건지도 모른다. 환태평양 지진대는 인간활동과 그닥 상관있어보이지 않지만 여하튼 요즘 힘 좀 써서 여기저기 화산 터뜨리고 지진에 쓰나미에 활발하게 움직여주고 있으시니까.

상황은 이렇게까지 되었고 해결책은 일단 없으니 팔뚝에 '차카게살자'나 새기고 다니는 수 밖에? 인간사 무상하여라~ 이런 마음이 되어버렸다.
Posted by skyw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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