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F 2009 25일

듣기 2009. 10. 26. 03:28
토익을 위한 알람이 울렸다. 7시반. 핸드폰을 손에 쥔 채 잠들다. 일어나니 8시 48분. 하......텄네. 40%라도 환불가능할 때 환불할 것을. 이왕 자기 시작한 거 퍼져 자다가 진짜 잠이 깬건 낮 12시 30분.

맥 매장에서 배운 메이크업 기술을 써먹기 위해 시간은 잘도 갔다. 나이를 헛먹어서 아직도 색조화장을 해본적이 없다는거...내손으로 마스카라는 생전처음 써봤다. 실패했다. 볼은 촌년 볼살 튼거마냥 핫핑크. 시간없어서 그상태로 올림픽공원으로 ㄲㄲ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로 가니 '짙은'이란 밴드의 공연 중이었는데, 보컬이 출중하여 놀랐다. 오늘 들었던 모든 보컬을 통털어 최고였다. 잔디밭에 잠깐 엉덩이 붙여서 맥주 마시다가 장기하와 얼굴들 순서라 앞으로~ 작은 무대에서만 보다가 페스티벌의 큰 무대에서 접하니 또다른 느낌. 기하님의 카리스마&무대매너 진화의 끝은 어디인가요? 한마디 한마디에 빵빵 터짐. 미미 언니들 여전하신 도도함에 설레였구요. 하지만 홍대에서처럼 춤을 따라할 여지는 없고해서 건 좀 아쉽더라는. '별일없이 산다'가 마지막 곡이었고, 기하님 DIVE!!!!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마치 절로 나온듯한 ㅆㅂ는 역시 계산된 것이었겠죠? 타이밍굿!!!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이들과 함께 빠져나와 향한 곳은 클럽 미드나잇 선셋. 안내 멘트로 러빙포레스트가든은 만석이라고 나오고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도 했고, 노리플라이는 잘 몰라서, 그리고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절룩거리네, 폐허의 컬렉션 등 꽂혔던 몇 곡 외엔 잘 모르긴 하지만 loser 포쓰의 실체를 확인하고팠다. 굉장했다! 처음 듣지만 팍팍 꽂히는 곡이 많아 즐거웠다. 특히 고기반찬ㅋㅋㅋㅋㅋㅋ 펑크의 진수다. 겁나 짧다. 고기반찬 좋아한다 음악도 좋아하지만 고기반찬도 좋아한다. 캐공감에 감동의 눈물을. 역시나 재담 훌륭. 요샌 가수하려면 말빨도 받쳐줘야하나봐. 한가지 안타까웠던 것은 걸 뭐라 그러지;; 공연시 뒤에 보여지는 그래픽;; cg 이런거...돈이 없으셨는지 몇안되는 프레임의 무한반복이었다. 어떠한 곡이 나와도 조낸 똑같은 달빛요정이란 글자랑 캐릭 몇개만 돌리는거다. 아, 일부러 그러셨을수도? loser 컨셉이니까 좀 비루하게ㅋㅋㅋ 여튼 작년 연봉 1000만원 안넘으면 음악 때려친대서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넘어서 아직도 음악하시고, 올핸 2000만원 목표라고 했다. 그럼서 한마디 덧붙였지, GMF 사장이랑 자기랑 동갑이라고ㅠㅠㅠ

그담엔 언니네 이발관 보러 러빙포레스트가든으로 향했다. 아까 만석이란 얘길 들었기에 불안하긴 했지만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허걱 늘어선 줄이 두겹인거냐 세겹인거냐! 아스팔트바닥에서 GMF 끝낼순 없지ㅠ 길바닥에서 핫도그나 먹었다. 억울했다. 락페 뉴비라서 몰랐지뭐냐. 언니네 공연 보려면 적어도 두타임전 공연때부터 자리꿰차야 한다는 것을. 가장 기대하고 왔던 밴드를 접하지 못하게 되어 적잖이 낙담했다. 민트브리즈로 돌아갔더니 막시밀리언 헤커 공연 중이다. 이미 내 눈엔 암것도 안보임. 언니네를 놓쳤기에 심성이 비뚤어져서 제법 가을밤과 어울리는 음악이었지만 헤커님 자뻑모드네 어쩌네 궁시렁웅시렁 그러나  멘트가.....우워 이 분 우울에 제대로 쩔어있어ㅠㅠ 달빛요정은 그래도 발랄하게 절망을 얘기하는데 이 분은 대놓고 저 우울하거등요? 히..힘내세요. 소시지는 사드셨을라나.

휘성은 노래도 모르고 스탈도 모르고 그런고로 벌떡 일어나서 다시 클럽미드나잇선셋으로 가서 고스트댄싱에 몸을 맡겼다. 이어폰 빼고 보면 다들 제대로 미쳐보임ㅎㅎ 메인 스테이지에선 메이트의 공연이 한창이었기에 볼륨을 30까지 높여서 A, B 번갈아가며 즐겼다. 한 SET의 곡이 맘에 안들때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게 이다지도 푸근한 일일 줄이야. 어젠 저곳에 윤피디님이 계셨던 말이지? 하루차이나마 같은 공간 공유해서 기뻐효♡

그나마도 지쳐서 철푸덕 앉아있으니 히데키 카지 의 순서다. 생판 모르는 뮤지션. 근데 인지도 꽤 높은지 사람들이 엄청 몰려왔다. 이후 이어진 뜨거운 감자 때보다 스탠딩에 서있는 사람 더 많았음. 그저 동시간대 휘성과 이장혁을 이겼을뿐?ㅎㅎ 아님 빈 타이밍을 노린 틈새 시간표! 전형적인 일본 밴드의 색깔이 묻어나는 곡들이라 신나고 즐거웠으나 체력이 고갈되어 어느새 퍼져서 자고있는 나님. 그치만 그건 들었다구 디트로이트 메탈시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쿄타워에 불을 붙여라! DMC 외쳐주고 그 영화 삽입곡인지 아마이 고이비토, 더러운 체력탓에 뛰고 구를 수 없음이 한스러웠던 선곡.

같이간 친구는 뜨거운 감자 를 갈구했기에 보드카레인과 이적은 이미 포기. 제대로 들어본 것 처음이었는데 결코 범상한 음악 하시는 분들 아니더라는. 뒤의 그래픽 아트 모두 곡과 딱 맞게 신경쓴 티 역력했고, 조명이며 무대장치의 적절한 이용도 센스 좋았다. 그러나 뜨거운 감자의 매력 포인트는 열정적으로 머리와 스틱을 휘두르시던 드러머!!!! 웬만해선 드러머에겐 눈 안주는데 이건뭐 무대의 무게중심은 혼자 다 잡고 계신듯ㅎㅎㅎㅎㅎㅎ 저기서 드럼 치다가 물한번씩 뿌려주면 아쥬 사람 때려잡겠더만. 멋졌어열...그리고 김C는 곡하나 끝날때마다 상큼하게 '땡, 큐!' 외치는데, 중독됐어아놔ㅎㅎ 올해가 고비라면서 이적씨와 동시간대임을 슬쩍 신경쓰며 기상청에서 한파 예보가 있었다며 이적씨는 야외공연이니까 안전한 실내에 머물 것을 종용.ㅋㅋㅋㅋㅋ 전체적으로 가장 안정감이 느껴진 무대였다.

뜨거운 감자 끝나고 혹시 라면같은 것 사먹을 수 있을까 하고 나가보니 편의점 라면 코너는 이미 싹쓸이됐고, 어묵 등 팔던 코너도 철수중이고....심심한 입을 하고 이적 목소리를 bgm 삼아 다시 클럽미드나잇선셋으로. 여기서 죽치게 될거라고 예상치 못했는데. 올해 GMF 대미는 페퍼톤스가 마물한닷! 우울할 땐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치유된다구. 달빛요정은 세상의 모든 불행과 비만을 다 가져가겠댔는데, 우울의 대부분은 어쩜 페퍼톤스가 치유가능. 스탠딩으로 내려갔다. 마지막이니까 또 한번 뛰어줘야지? 난 ready get set go, drama, superfantastic 등 경쾌한 페퍼톤스가 더 좋음. 그들 표현대로 분위기 잡기보단 방정맞은 분위기가 어울린다ㅋㅋ 마지막 곡은 뉴히피제너레이션. 위에 매달려있던 민트색 풍선들이 떨어지고, 사람들은 모두 그걸 앞으로 쳐서 넘겼다. 마지막으로 손에 들어온 풍선을 손에 쥐고 흔들었다. 목청이 터져라 따라불렀다. 아씨바 세상이 뷰리풀. 막차 놓칠 위기라서 앵콜곡이 시작되는 것을 들으며 가을이 물씬한 공원길을 걸어 집으로. 행복했다.

Posted by skyw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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