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과거 2006. 11. 30. 21:57
평생을 통털어 지갑 잃어버린 건 단 한번. 파릇한 대학생 시절 압구정에 놀러갔다가 택시비 내면서 떨궜으나 습득한 자 심성이 고와서 금방 찾았다. 당시 사회성 발달 단계가 초보였기에 줏었다고 연락준 이가자 미용실 점장에게 지갑 찾으러 가면서 음료수 하나 안사갔다. 지갑이 없어서 돈도 없고 인출할 수도 없고...이유는 이랬으나 전후사정 듣고난 엄마로부터 인간 덜됐다는 욕이나 실컷 먹고;; 합격하면 찾아가서 몇십만원어치 머리하며 10년전 은혜갚으러 왔어효 뭐 이런 감동의 스토리를 엮어내리라 다짐하는 것도 하나의 로망이다.

인천 월드컵 경기장에 인라인 마라톤 대회하러 갔다가 얻어타고 간 동호회 오빠 차가 털리는 바람에(그 근처 세워둔 차 4대가 다 털렸다) 가방째로 mp3p, 핸드폰 등을 도둑맞은 적이 있는데 이때도 도둑놈 심보에 뭔 미친마음이 들었는지 지갑에서 현금, 상품권 등은 다 쓸어갔으면서 카드, 신분증 등은 그대로 넣어둔 채 던져뒀더라. 지갑운은 확실히 잘 타고 났다.

이틀간 지갑을 집에 두고 다니면서 그 사실을 몰랐던 적도 있다. 교통카드 딱 한 장 엉덩이에 꽂고 돌아다니면서 줄곧 얻어먹었었나보다. 언젠지는 까먹었지만 참 행복하던 시절이었군.

왜 갑자기 지갑얘기냐.....면 낢양 다이어리보고 웃겨서. 삼겹살이 땡겨서 잠시 나가 먹고 들어왔더니 냄새가 장난 아니다. 옆에 계신 분들 죄송합니다. 근데 맛있었다. 훗

Posted by skyw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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