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

SUNDAY 2009. 3. 16. 00:09

'롤링스톤즈' 는 신촌에만 세 군데 있었다. 분점이나 그런거 아니고, 성격다른 각각의 가게들.
'도어즈'는 LP가 가득 들어찬, 음악이 훌륭했던, 그러나 맥주값은 착하지 않았던 곳이었고,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앤디워홀의 바나나를 간판에 걸어놓고 의자는 불편했지만 음악은 좋았던 곳.
'폴리스'는 외진 곳에 있었지만 싼 가격에 음악도 괜찮았고.
음 밴드명을 딴 가게, 더이상 기억이...굳이 꼽자면 '드림온'(아마도 에어로스미스 곡에서 땄던 듯?)
그 이후는 알 수 없다. 신촌바닥 떠나온지도 8년쯤 된지라.
우와 나 나이 얼마나 처드신거?

어제 예기치않게 녹두에 있는 '도어즈' 가서 진짜 간만에 훌륭한 음악+맥주를 즐겨버렸다.
신청곡 위주라서 신청받은 곡이 힙합같은 것일땐 하아. 캐난감.
그러나 대부분 훌륭했던 누군가가 신청한, 난 잘모르지만, 주옥같은 곡들의 향연은
술에 취하게, 음악에 취하게, 분위기에 취하게 만들더라.
사는거 참 신나지. 도어즈에서 술먹으며 음악들을 수 있고 고디바도 있고
아! 향수바꿨는데-에스티로더의 퓨어화이트린넨으로- 꽤 맘에 든다.
올겨울도 수고해줬던 디올의 쟈도르, 고마웠다.
청각 미각 후각.
음..........시각은 엉덩이, 촉각은 핫팩?

아 시각은 그거, 오늘 본거, 킬러들의 도시.
in Bruges 를 이따위 허접 제목으로 바꾼 센스를 용서할 수 없으나, 생각해보니 딱히 적절한 게 없다. 벨기에의 소도시명을 아는 사람이 몇이겠으며, 말그대로 저 도시로 오게된 킬러들 얘기이니 킬러들의 도시지 뭐야. 여하튼 콜린파렐과 골든글로브 조합이 박혀있지 않았음 철저히 외면했을 영화다. 허거..이런 식으로 묻혀버리지는 않을런지? 그러기엔 아까운 작품인데.

기대않고 봐서 그런지 우왕굳. 심하게 감동받으면 공부에 방해되는데, 그래도 이왕 보는 거 쓰레기는 싫고, 이정도 욕구를 완벽히 채워준 재간동이 영화되겠다. 이 영화의 묘미는 한마디로 츤데레 킬러들(살인이 일이지만 다들 나름 도덕적)과 가이리치식 사건 맞물림. 음악도 잘썼고. 도시도 이쁘고. 안개깔린 중세풍 도시의 운하를 비추며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깔아버릴 정도 센스니 말다했고요, 뭣보다도 시나리오 작가는 칭찬 좀 받아야함. 유머와 쓸쓸함을 이렇게 녹여낼 수도 있는 거구나.

뭔가 쓰고나니 중구난방이네. 그럼, 겨울나그네 중 '거리의 악사' 감상ㄲㄲ
영화에선 다른 분 버전이었지만 난 슈베르트하면 디스카우 아니게써 하면서;;


 


Posted by skyw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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