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그간의 나태함, 건방진 자세, 불성실함을 누구보다도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2년차 때 건성으로 한 공부가 의외의 높은 점수를 낳는 것을 보고 요령으로 승부할 것을 계산했었나보다. 꾸준함과 성실함, 진지한 자세가 필요한 이 공부를 단기간의 벼락치기로 무마하려 한 과거를 반성하며, 가족과 친지와 친구에게 안겨준 실망을 대가로, 정신차린 4년차가 되어 모든 것을 바꾸겠다.
발표 후 괴로웠던 심경은 떨어졌다는 사실보다 진심으로 억울해하지 못하는 나자신이 부끄러워서였다.
주위에 미안하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졌다는 패배감을 갖지 않기 위해,
다시한번 시작. 모든 것은 봉인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