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설레던 마음은 오래전에 쌈싸먹었다.
어른의 크리스마스를 줄곧 보내고 있지만, 그닥 나쁘지 않아.
카드같은 것 써본지도 오래됐고, 지금 이시점이 되어서야 아 이세상엔 크리스마스 카드라는 게 있었더랬지 문득 떠올랐다. 친구들에게 간만에 카드 써볼걸...후회해봐야 늦었고, 그렇다고 근하신년 한문으로 박힌 학날아가는 연하장 따위 쓸 리도 만무. 우리에겐 카레라면/오꼬노미야끼/타코야끼/치즈케잌/브라우니/와인/맥주/똠양꿍 등이 있었으니 그것으로 족하지 아니한가. 위장이 크고 아름다웠더랬다.
캐롤도 별로...크리스마스하면 이런 곡이 제격이지 말입니다.(우긴다)
겁나 우울해. 그치만 저런 마음은 어릴 때나 가질 수 있는 특권.
에쿠우스에서 알런을 질투하던 다이사트 박사의 심정으로, 방어를 해제한 순수한 마음에 질투와 존경을 바친다. 질투의 마음조차 봉인하려하는 나는 다이사트 박사마저도 질투해야할 판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 정말 아무렇지 않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