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 나이지리아전을 볼 수 없게 만들었던 절묘한 비행기 시간ㅋㅋㅋ

괌에 댕겨왔어염. 출장으로 다녀왔다고 하니 말하는 나도 듣는 너도 뽀대작렬ㅎ 실상은 별 거 없었지만 입국심사 세관통과시 business로 왔다고 말하는 첫감상은, 아흥 *^^* 정확히 무슨 일이냐고 해서 appraising real estate 라고 하니 또 달리보는 그들의 눈빛ㄱㅅ. 일부러 포멀하게 원피스 입고 뱅기 탔잖아 훗.

인천공항을 둘씩 같은 옷으로 짝지어 입고 다니는 수많은 신혼부부들. 깔맞춤을 비웃다보니 어느새 나만 병신같아-_- 옆자리 앉은 미군과 수다떨면서 그들때문에 난 'where's here, who am i' 를 외쳤다고 하니 푸하하 하면서 신부머리한 거 많이 봤다고 맞장구 쳐주었다.

뱅기에서 보려고 만화책 잔뜩 사들고 탔는데 이사님은 할 거 없지? 하면서 자료 잔뜩 안겨주시기. 비지니스 석이었으면 레알 뽀대였겠지만 이코노미석에서 탁자 펼쳐놓고 남들 처자는데 형설지공 심정으로 좌석 불 켜고 조금은 비루하게 눈알빠지게 지도 훑던 것도 지나고 나니 다 추억이고. 대한항공 기내식은 역시 쉣이고. 국적기 안타면 안되나염. 뭐 마일리지 올라간 건 기쁘지만 그래도 나갈 땐 첨부터 제대로 한국을 멀리하고 싶다고.

거래처에서 비용절감 차원에서인지 구린 호텔 잡아줬더라. 그래도 바다 뷰는 있었음. 9시에 이사님과 식사 하기로 했는데 간만에 외국 나가서 설레는 바람에- 라기보단 기내에서 못읽었던 만화책 보느라 4시 반에 자기 시작. 8시에 일어나기가 힘겨웠다. 호텔 조식은 맛이 없어야 한다는 국제적인 룰이라도 있는 건지 배를 채우기 힘들 정도로 깨작깨작. 10시에 거래처분 만나서 함께 현장을 돌기 시작했다.

휴양지 갔지만 현장 도는 내내 제대로 된 풍경은 구경도 못했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진찍는 것이 왜이렇게 힘든건지. 적도 근처 나라라고 건물이건 차건 실내를 떠나면 무조건 땀 줄줄이다. 본건 사이트 뿐 아니라 사례로 쓸만한 타 회사 소유의 부지들도 찍고 다녔는데, 최근에 번역 및 평가 작업에 참가했던 현장을 보니 감개무량하더라. 100장 넘는 평가서를 번역하며 신물났던 그 현장을 직접 발로 뛸 줄 상상이나 했겠음? 근데 거기도 허가 안받고 불도저로 땅 밀다가 벌금 왕창 물고, 그 와중에 괌의 희귀 달팽이를 몇마리 뭉개서 것도 한마리당 5000불씩인가 벌금 물고 난리도 아니였더만. 윗쪽 땅 소유자는 못판다고 총들고 쫓아나온다고 하고ㅋ 그밖에 다수의 한국기업 개발사업 참여 사례를 들었으나 일단은 컨피덴셜.

그곳의 부동산들도 들렀는데, 웬만큼 들리기는 하지만 십수년만에 입떼고 영어 하려니 참 말 안나온다. 일상적인 회화는 대충 암케나 말해도 상관없다 치더라도, 그런 공적인 자리에서 얘기하는 건 또 첨이라 혹시나 얕보일까봐 조심조심 최선을 다했다.

거래처 분 뿐 아니라 그분의 그곳 지인들 덕에 매우 편하게 이동하고 구경하고 설명듣고 굿굿. 서른여섯되신 재미교포분과 엮어주는 분위기;; 덕분에 두번째 날 이사님 가신 담에는 거의 이 분과 붙어다니며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했지 말입니다. 그러나 이틀 연속 밤마다 계속된 한국인이 경영하는 가라오케에서의 술자리. 저는 밤바다같은 거 보면서 와인같은 거 마시면서 뭐 그러고 싶었는데;;; 가라오케 가기 싫다고 깽판치니까 붙어다녔던 그 분이 담에 그냥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놀러오라고. 말은 감사하지만 돈은 둘째치고 그럴 시간 과연 날까효? 주말도 없이 일해온 지 너무 오래되서 이젠 주말 뜻이 뭐였는지도 가물거리는걸요.

포인트
- 예상 가격수준보다 1/3.
- 전반적으로 제주도가 더 나음.
- 괌이 발전하려면 지도부의 개념탑재 필요.
- 오픈카란 저런 곳에서 타야 진리.
- 돌아오는 뱅기 기내식도 쉣.
- 기장의 16강 진출 방송에 졸린눈 비비며 모두 환호.
- 소주 한 병이 무려 20불. 얼음에 타서 보리차같은 거랑 섞어 마시니 색다른 맛.
- "금고 안잠그고 나온 거 같아요+제 폰 잃어버린 거 같아요" 허술한 매력으로 승부했던;; 죄송 &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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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구린 호텔이었지만 뷰는 그럭저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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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일몰은 해가 바다 밑으로 떨어진 직후 번쩍이는 푸른 빛이 포인트라던데, 구름때문에 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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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모로 음식 먹고싶다고 진상부려서 결국 먹게된 바베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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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yw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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